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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간 내 동생 얼굴 좀 보세요" 가혹행위 논란…페북지기 초이스

 

 

 


해병대 입대한 동생이 신병 훈련 도중 가혹행위로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하고 입 또한 크게 삐뚤어지는 장애를 입게 됐다는 고발글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습니다. 피해자 사진과 함께 부대명과 가혹행위를 했다는 교관 실명 등 정보가 구체적으로 담긴 글을 본 네티즌들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라며 발끈하고 있습니다. 27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최모씨는 전날 오후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동생이 군 입대하여 안면신경 손상으로 돌아왔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최씨는 동생 A 일병이 2015년 10월 경북 모 해병사단에 입대한 뒤 그해 11월 16일 훈련병 교육을 받던 도중 장애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씨는 동생이 시선을 땅바닥으로 향했다는 이유로 훈련에서 열외된 뒤 수심 8m 깊이의 전투수영장에서 떠 있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동생이 힘이 빠져 물 밖으로 나가려 하자 B 훈련교관 등은 “저 OO 죽여버려”라는 호통을 쳤다고 합니다. 그러자 다른 교관 등은 동생을 물 속으로 집어넣었고 손바닥과 팔꿈치, 주먹 등으로 동생의 얼굴을 때렸다고 전했습니다.

 

최씨는 A 일병이 적은 진술서도 공개했습니다. 진술서에는 당시 긴박한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습니다.

‘전투수영장 한 가운데로 이동 한 후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입영(제자리 수영)을 하고 있었는데 약 5분경과 후 힘이 소진되어 허우적대다가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물 밖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B 교관이 “어딜 나오려고 하냐?”며 다시 물 가운데로 가라고 재차 지시하였음. 이미 수영 할 힘이 모두 소진 된 상태에서 물 속에서 대기할 수가 없기에 물 밖으로 나가려 하자 B 교관은 안전요원으로 대기하고 있던 C 교관과 인적불상의 안전 요원들에게 “저 OO 빠뜨려 죽여버려”라고 지시를 하는 동시에 C 교관에게는 “저 OO 뒤질 수도 있으니 잘 보고 있어라”라고 지시함. 이후 C 교관과 인적 불상자가 물 밖으로 나가려는 나의 뒷편에서 다가와 팔로 턱 쪽을 강하게 감은 채 물 가운데로 다시 데려가 약 15분간 8m 깊이의 물 속에 지속적으로 집어넣어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듦.’

 

A 일병은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에 질려 ‘요’자를 쓸 수 없는데도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쳤고 이 또한 묵살 당했다고 했습니다. 거의 실신 상태에서 물 밖으로 나온 뒤에도 쪼그려 뛰기 수십 회를 해야 했다는군요.

 

A 일병은 그 날 이후 물에 대한 공포증과 함께 입이 돌아가는 장애를 입었다고 합니다. 병원에 뒤늦게 찾아갔으나 ‘신경쪽이어서 현대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해 평생 입이 돌아간 채로 살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는데요.

곧바로 병원을 찾지 못한 이유는 고자질하는 해병대는 해병이 아니라는 생각을 주입받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A 일병은 진술서에서 “세뇌교육으로 말할 생각도 하지 못하다가 실무배치 후 소대장이 입이 왜 그렇게 돌아갔느냐고 물어 이 일에 대해 말을 하게 됐다”면서 “입이 돌아가 대화를 할 때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평생 고칠 수 없다는 말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호소했습니다.

 

A 일병은 아울러 “사건을 헌병대에 진술했으며 당시 교육생들이었던 목격자들의 진술과 일치했다”면서 “현대화 군대에서 가혹행위를 일삼는 전통을 이어가는 관련자들을 처벌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네티즌들은 경악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나라를 지키러 군대를 간 젊은이를 저렇게 만들다니” “엄연한 군 가혹행위다. 가해자들을 엄벌하라” 등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공론화해야 한다면서 관련 글과 사진을 여러 커뮤니티에 퍼 나르기도 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출처_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