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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는 '무한도전'을 오래 보고 싶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면…"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13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달의 점검기간과 두 달의 준비기간을 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크리스마스 소원을 빌었다. 

김 PD는 "열심히 고민해도 시간을 빚진 것 같고, 쫓기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고"라며 불안한 심리도 드러냈다. 

나아가 "에라 모르겠다. 방송국 놈들아. 우리도 살자. 이러다 뭔 일 나겠다"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이며 감정을 폭발시킨 대목도 있었다. 

'무한도전'은 2012년 파업 당시를 제외하고 11년째 달리고 있다. 올해 500회라는 기록까지 왔다. 

하지만 프로젝트 규모가 점점 커지며 멤버들이 느낄 부담도 상당하다. 창단 멤버 정형돈이 지난해 11월 건강 이상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지난 7월 '무한도전'에서 전격 하차한 것이 하나의 예다. 

수장 김태호 PD가 공식석상에서 종종 중압감을 토로한 적이 있으나 SNS를 통해 격한 심정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정도로 김태호 PD도 지쳤다는 것이다. 

비교하자면 CJ E&M 나영석 PD도 일년 내내 달리고 있지만, 나 PD에게는 적절한 휴식이 보장되고 있다. 올해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을 릴레이로 선보이고 있으나 모두 시즌제로 꾸렸다. 

지난해 5월 첫 출발한 '삼시세끼'의 경우 정선편으로 시작해 현재 어촌편3를 내보내고 있다. 벌써 여섯 번째 시리즈다. 적게 8화, 길게는 16화로 짧게 끊어 최상의 재미를 압축한다. 종영에 아쉽고, 아쉬울 만할 때 다시 돌아오니 고정 시청자 또한 확보할 수 있다. 

농촌과 어촌의 구성원이 달라 출연자들의 휴식기도 충분하다. 덕분에 제작진은 이서진에 차승원, 유해진 등 예능 프로그램 고정에 부담이 있는 배우들을 여러 차례 출연시킬 수 있었다. 

'무한도전'이 MBC의 효자 프로그램인 만큼 시즌제가 어려운 요구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다 뭔 일 나겠다"는 김태호 PD의 말처럼 시즌제 없이 1000회를 맞기 전 '무한도전'에 정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시청자는 국민 예능 '무한도전'을 오래 보고 싶다.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기사출처_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