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때문에 아이가 다쳤는데…” 아내 반박, 법원 조정 결렬

허벅지 뼈와 쇄골을 부러뜨리는 등 생후 50일 된 딸을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를 받고 있는 친부 고모씨(25)가 아내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청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전주지법 등에 따르면 고씨는 9월21일 법원에 아내 A씨(25)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또 위자료로 5000만원을 청구하는 한편 양육권을 주장하며 양육비 지급도 요구했다.

그는 명예훼손과 성격차이 등을 이혼 사유로 꼽았다. 자신이 딸을 학대한 적이 없는데도 A씨가 언론에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자신을 구속 수사하라며 피켓 시위까지 진행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앞서 A씨는 8월25일부터 20여일간 전주지검 앞에서 "남편을 구속수사하라"며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당시 A씨는 "경찰에 신고한 이후 남편은 격리조치를 당했음에도 시어머니와 함께 직장과 집을 수차례 찾아와 '유리한 진술을 해 달라', '윗선에 다 말해 놓아 신고를 해도 소용없다'는 등 위협했다"며 "아동학대가 연이어 보도되며 큰 이슈가 되고 있지만, 정작 피해 아동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통감하며 고통과 두려움 속에 거리에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남편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거짓말탐지기 수사도 거부하고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며, 딸과 나를 수시로 찾아와 위협을 가하는 남편을 구속해 이 고통 속에서 벗어나게 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고씨가 이혼 사유로 주장하는 것들을 모두 인정할 수 없다는 게 현재 A씨의 입장이다. 이달 1일 열린 조정기일은 양 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A씨는 “애가 누구 때문에 다쳤는데 양육권을 주장하는 건지 어이가 없다”며 “위자료도 황당한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하는데 사실만을 얘기해 왔고, 내가 남편을 아동학대범으로 몬 게 아니라 수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 등이 그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이가 다쳤는데도 병원에 가지 않으려고 했던 모습과 게임 걱정을 한 것, 사건 당일 아이 발에 있었던 손톱자국 등 사건 이후 남편의 행동들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씨에 대한 수사는 수연(가명)이의 치료를 담당한 의료기관의 신고로 진행됐다.

고씨는 5월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자택에서 당시 생후 50일 된 딸 수연이의 허벅지 뼈와 쇄골을 부러뜨리는 등 수연이에게 전치 15주의 중상을 입힌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아내 A씨가 이날 오전 7시께 고씨에게 수연이를 맡기고 잠에서 깨기까지 약 3시간 잠든 사이 상해가 발생한 점 등을 감안해 고씨가 수연이를 돌보던 중 학대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씨는 “아기를 돌보던 중 졸다가 딸을 눌러 상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범행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는 특히 자신이 '몽유병 환자'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감정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여러 정황 증거들을 토대로 의료계 등 전문가 자문을 거쳐 고씨가 고의로 수연이를 학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수연이에 대한 접근 금지 명령을 어기고 같은 달 19일과 21일 총 2차례 수연이가 사는 집을 찾은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상 보호처분 등의 불이행)도 받고 있다. 

수연이를 학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관련법에 따라 수연이와 함께 살던 집에서 퇴거하고 100m 이내의 접근을 금지하는 임시조치가 내려졌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다. 고씨는 수사 직후 수연이와의 격리조치로 인해 경기도 지역에 거주해 왔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특히 일반 시민의 법감정을 고려해 시민들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했다. 검찰시민위원회는 위원 9명 전원 만장일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인터넷 상에서 고씨의 구속수사를 청원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되기도 했다. 총 6200여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법원은 그러나 “수사상 강제처분은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해야 한다"며 "주거가 일정하고 가족관계, 주거형태, 그 동안의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성실히 응한 점에 비춰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효익 기자 whicks@
[기사출처_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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