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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좋아해줘] SNS '좋아요' 누르다 좋아진 커플들 자꾸 설레네.

 

 

 

여섯 인물 옴니버스식 로맨스 … 김주혁·최지우 최고 존재감

 

여섯 인물의 각기 다른 로맨스를 옴니버스식으로 그린 영화 '좋아해줘'가 개봉했다.

한류스타 노진우(유아인)와 악명 높은 스타작가 조경아(이미연), 연인에게 버림받은 노총각 셰프 정성찬(김주혁)과 사기로 집을 잃은 노처녀 스튜어디스 함주란(최지우), 귀가 들리지 않는 천재 작곡가 이수호(강하늘)와 초짜 드라마 PD 장나연(이솜)의 연애담을 재치있게 그려냈다.

 

우여곡절 끝에 서로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다는 이야기는 그동안 봐온 로맨틱 코미디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과정에 요즘의 시대상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영화는 흥미롭다.

 

 '좋아해줘'라는 제목과 예고편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SNS가 영화를 이끄는 소재로 등장한다.

서로의 마음을 비밀스럽게 표현하는 소통의 장치로 SNS를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주란이 호감을 갖고 있는 남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성찬과 SNS 페이지에 올리기 위한 사진과 글을 꾸며내고 연애 숙맥인 수호가 나연의 SNS 메시지에 답답한 답장을 보내는 장면 등은 관객들의 현실적인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틀과 스토리에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는 여섯 배우의 개성 넘치는 열연으로 재미를 더한다.

극중 이미연은 미혼모지만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작가 캐릭터를 맡았고 유아인은 사랑을 향해 과감하게 돌진하는 한류스타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센 캐릭터의 두 사람이 펼치는 연상연하 로맨스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하다.

 

강하늘과 이솜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첫 사랑을 되새기게 한다. 진심으로 좋아했기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수호(강하늘)와 그 마음을 알기에 놓치고 싶지 않은 나연(이솜)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세 커플 중 가장 존재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 이들은 김주혁과 최지우다.

 '지우히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노처녀 역할을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 최지우는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탬버린을 목에 끼고 춤을 추는 등 웃음을 이끈다. '오지라퍼' 캐릭터로 최지우와 호흡을 맞추며 본인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생활연기를 펼친 김주혁은 영화 속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낸다.

 

 '좋아해줘'는 지난 2008년 개봉한 '6년째 연애중'에서 오랜 연애에 지친 커플을 현실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박현진 감독의 신작이기도 하다. 옴니버스 영화 특성상 산만하게 흘러갈 수 있는 전개를 깔끔하게 풀어냈으며 잔잔한 듯 흐르지만 설렘 가득한 로맨틱이 곳곳에 숨어있는 자꾸만 보고싶어지는 영화다.

 

17일 개봉. 120분. 12세 관람가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사진/기사출처_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