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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생존 경쟁…이젠 맥주도 판다?

 

 

 

 

 

커피점 10년새 20배 증가, 시장 포화되며 적자 속출
디저트·식사 등 副메뉴 늘려 "향 방해할 음식 안판다는게 원래 커피전문점의 원칙"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폴바셋은 올해 3월 말부터 전체 73곳 매장 중 8곳에서 생맥주를 팔기 시작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폴바셋은 작년 48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1억8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커피 수요가 줄어드는 밤 시간에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며 "맥주 판매 이후 오후 5~10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들이 맥주를 비롯한 디저트·식사메뉴 등 '부(副)메뉴' 경쟁을 시작했다. 저가 커피 전문점이 늘어나고 편의점까지 500원, 1000원짜리 커피를 내놓으며 커피 자체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자, 다른 성장 동력을 찾아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커피 전문점 경쟁이 커피 맛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1라운드에 이어 다른 메뉴로도 경쟁하는 2라운드에 돌입한 셈이다.

 


◇ 디저트·빵 늘려 수익 창출

커피 전문점의 부업(副業) 강화 목적은 수익성 제고. 어차피 커피를 팔기 위한 임차료와 인건비 등이 드는 상황에서 다른 메뉴도 팔면, 고객 1인당 매출이 높아지고 이익이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밥을 해먹는 사람이 줄고, 카공족(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 등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우선 빵을 팔기 시작하는 곳이 많다. 원래 빵을 거의 팔지 않았던 이디야커피는 작년 베이커리 팀을 신설했다. 김명범 이디야커피 팀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던 빵 메뉴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도 '빵'을 주 메뉴로 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작년 4월 베이글(가운데가 뚫린 링 모양의 반죽을 끓는 물에 익힌 뒤 구워낸 빵)을 중심으로 한 매장을 열어 현재까지 107개의 매장을 '베이글 강화 매장'으로 바꿨다. 김건동 카페베네 이사는 "기존 매출의 10% 수준이었던 사이드메뉴 매출을 끌어올리는 게 목적"이라며 "기존 와플과 빙수, 케이크류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작년 '옥·고·감'(옥수수, 고구마, 감자), '단·백·질'(달걀, 연두부, 치즈) 상품을 내놓았다. 서규억 스타벅스 팀장은 "샌드위치, 라자냐(파스타의 일종) 등의 제품 판매량이 늘고 있어 상품 종류를 계속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푸드(빵, 디저트, 식사류를 포함) 매출은 2013년 583억원에서 작년 975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디저트를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를 표방하며 120여종의 디저트를 팔았고, 이 매출은 2014년 10%, 2015년 22%씩 신장했다. 작년 1월에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고급 디저트를 선보이는 '디저트 특화 매장'을 열었다. 이화선 CJ푸드빌 부장은 "현재 2개인 디저트 특화매장을 더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점점 포화되는 커피전문점 시장

부메뉴의 강조는 고육지책의 성격도 강하다. 커피 전문점은 빠른 시간 내에 급격히 늘었다. 이디야커피 매장은 2013년 873개에서 올 4월 약 두 배인 1689개로 늘었다. 2013년 가맹사업을 처음 시작한 저가 커피 브랜드 빽다방은 매장이 2014년 26개에서 올해 5월 18배인 461개로 증가했다. 한국기업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07년 2300여개였던 전국 커피 전문점 수는 2013년 1만8000여개로 늘더니 작년 4만9600개까지 늘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별 업체들이 이익을 내기 힘들어진 것이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 교수는 "커피 전문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커피 매장에서 커피 향을 방해하는 음식은 팔지 않는다'는 불문율은 깨졌다"며 "곧 값싼 부메뉴를 내놓는 경쟁도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0717@chosun.com
[기사출처_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