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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세상속으로/드라마

'달의 연인' 이준기, 11년만에 '왕의 남자' 공길을 벗다.

 

 

 

배우 이준기가 역대급 인생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 조윤영 극본, 김규태 연출) 1, 2회에서는 고려의 '늑대개'로 불리는 왕소(이준기)의 강렬한 등장을 그려냈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게 된 왕소의 사연을 첫 번째 스토리로 선택, 그와 황자들의 관계는 물론 해수(이지은)와의 운명에 대해 보는 이의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다.

 

 

 

 

 


 

태조 왕건(조민기)의 넷째 아들 왕소는 어릴 적 어머니 황후 유씨(박지영)로 인해 얼굴에 흉한 흉터를 얻었고 동시에 신주 강씨 집안에 양자로 보내져야 했다. 당시 고려는 아름다운 외모를 제일로 여겼는데 이 때문에 왕소는 늘 부모와 형제로부터 멸시를 받아야만 했고 모두의 외면 속에 괴물로 살아야 했던 삶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왕소는 살생도 서슴지 않는 잔인하고 포악한 성정의 '개늑대'가 된 것.

이런 왕소를 연기한 이준기는 120분간 열연을 펼치며 '사극에 최적화된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흠잡을 곳 없었던 완벽한 액션은 물론이고 12년간 쌓아온 내공이 고스란히 묻어난 감정의 진폭은 '달의 연인'을 통해 더욱 짙어졌다. 여기에 농후해진 남성미까지 더하며 치명적이고 섹시한 '짐승남'으로 진화하는 데 성공했다.

치열한 월화극 접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준기를 첫 번째 주자로 내세운 '달의 연인'의 공략은 제대로 적중했다. 첫 방송이 끝나자마자 각종 실시간 검색어는 물론 연예면 메인은 모두 '달의 연인'으로 장식됐고 특히 왕소는 8황자 중 압도적인 관심을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섬뜩하면서 처연한 왕소를 연기한 이준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마치 11년 전 신드롬을 만들었던 영화 '왕의 남자'(05, 이준익 감독)의 공길을 보는 듯하다.


 

 

 

물론 이준기는 '왕의 남자' 이후 2008년 SBS '일지매', 2012년 MBC '아랑 사또전', 2014년 KBS2 '조선총잡이', 2015년 MBC '밤을 걷는 선비' 등 남다른 사극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왕의 남자'의 공길 캐릭터를 뛰어 넘을 수 없었다. 이준기에겐 언제나 '왕의 남자', 그리고 공길이 따라다녀야만 했던 것.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준기의 여섯 번째 사극인 '달의 연인'이 바로 주홍글씨 같았던 '왕의 남자' 공길을 지울 '인생캐릭터'로 등극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이준기의 내공이 왕소와 만나 새로운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다.


 

출 처 : 조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