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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외교관 성추행 본방 공개…칠레 교민 “경악” 



칠레 방송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예고편에 등장해 충격을 줬던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장면이 본방송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공개돼 다시 한번 칠레 외교가와 한국 교민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주칠레 한국대사관에서 문화를 담당하는 박 모 참사관은 오늘(19일) 칠레 지상파 '카날13'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En Su Propia Trampa'('자신의 함정에 빠지다'ㅂ)에 등장했다. 

박 참사관은 지난 9월, 14살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해당 여학생은 이 과정에서 박 참사관이 성추행으로 볼 수 있는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를 받은 현지 방송사는 20살 배우를 13살로 분장시켜 박 참사관을 '함정취재'했다. 

이 배우는 박 참사관에게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취했고, 둘은 어느 공원에서 만났다. 

여배우가 박 참사관에게 "자신의 어디가 좋냐"고 묻자 박 모씨는 "눈과 입술 그리고 가슴"이라고 답했다. 배우가 "왜?"냐고 되물었고 그는 "너의 가슴에서 쉴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그는 만나선 "특별한 이성친구(Amiga especial)할래, 아님 애인(Polala)할래"라며 배우를 껴안고 다리를 쓰다듬었다. 배우가 "공공장소에서 신체접촉을 하는 게 괜찮냐"고 묻자 그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제작진은 배우의 집으로 가장한 촬영장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박 참사관의 행동을 낱낱이 찍었다. 그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배우를 껴안고 입을 맞추려 했다. 제작진은 우체부를 투입해 방해했다. 

카메라엔 박 참사관이 지속적으로 배우를 방으로 유인해 신체접촉을 시도한 게 포착됐다. 

방송 MC인 에밀리오(Emilio)는 방송 막바지에 등장해 박 참사관에게 "지금 당신이 뭘 하고 있는지 아냐. 당신이 미성년자에게 한 행동들은 한국에서도 칠레에서도 범죄다"라며 몰아붙이자 박 참사관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마지막엔 MC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그는 "더 이상 미성년자를 만나지 않겠다. 신고하지 말아달라"며 간곡히 부탁했다. 

방송사에 박 참사관의 성추행 관련 사실을 제보한 해당 여학생의 부모도 방송에 출연해 "내 딸도 저런 상황에 있었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참사관이 출연한 'En Su Propia Trampa'('자신의 함정에 빠지다')는 칠레의 유명 다큐 프로그램이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교민 이모(23·여) 씨는 "칠레 현지인들 사이에서 박 참사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매우 높다. 한국 교민들이 운영하는 가게에 들어와 박 참사관을 비난하는 경우도 있다. 외교관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교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현지인들이 길에서 한국인을 쳐다보는 눈빛도 달라진 것 같아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강지수 기자 kbs.kangji@kbs.co.kr
[기사출처_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