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결과 "실수에서 교훈 얻지 못하는 '무능력'이 특성" 

사이코패스들도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 스스로에게도 직접 영향을 미칠 경우 후회하는 감정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를 유감스러워는 하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남들이 피해를 본 것을 뉘우치고 이를 교훈 삼아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 노력하지 않는 점에서 정상인과 다르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공통으로 냉혹하고, 냉담하고, 자신의 행동으로 스스로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일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그러나 1일 의학 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학과 하버드대학 심리학자 아리엘 배스킨-소머스 교수와 조슈아 버크홀츠 교수팀은 사이코패스들도 "자신의 행동이 초래한 상황에 스스로 영향을 받을 경우엔 그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다, 즉 후회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달 28일 실은 논문(http://www.pnas.org/content/early/2016/11/22/1609985113)에서 심리학적 기준으로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사람들을 포함한 62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황에서의 심리반응을 검사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존 관념과 달리 사이코패스들도 자신의 결정이 자신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상황들에 부닥치면 '후회'(regret)라는 '감정적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가상으로 도박하는 상황에서 판단을 제대로 했으면 돈을 땄을 터이지만 잘못 생각해 돈을 잃은 경우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하며 후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이코패스 성향의 사람들은 이런 경험을 차후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한 '정보'로 활용하지는 못했다"면서 실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이런 '무능력'이 강할수록 이후에도 그런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되풀이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사이코패스들은 자기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 유감스럽다는 정도의 후회(regret)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들에 대해 죄책감과 책임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는 '진정한 후회'(remorse)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다면서 이는 사이코패스의 전형적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배스킨-소머스 교수는 "사이코패스들이 자신의 행위에 어떤 후회감도 느끼지 못한다면 (심리학이나 의학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가벼운 의미의 후회(regret)라도 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점은 성과라면서 이는 앞으로 사이코패스 치료나 재범률을 낮출 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 사이코패스는 반사회적 행동, 공감 능력과 죄책감 결여, 극단적 자기 중심성, 기만, 자기 행동에 대한 약한 통제력 등과 같은 정신병리학적 기질(psychopathy)이 높은 사람을 뜻한다.

의학매체 메디컬데일리와(http://www.medicaldaily.com/whats-difference-between-sociopath-and-psychopath-not-much-one-might-kill-you-270694) 심리학 전문사이트 사이콜로지투데이 등에 따르면, 사이코패스와 반사회적 인격성 장애(소시오패스)는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별하는 분별력이나 공감 능력 부재 등이 매우 유사하지만,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예컨대 사이코패스의 경우 남의 것을 훔치는 일에 죄의식 때문에 찔리는 감정이 없다. 들켜서 붙잡힐 경우 잘못이라고 느끼는 척하며 '후회'(regret)하지만 속마음은 아니다. 

반면 소시오패스는 남의 것을 훔치는 게 잘못이라고 이해하고 붙잡힌 뒤엔 '참회'(remorse)의 감정도 느낀다. 다만 이런 의식이 잘못된 행동을 멈출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다. 사이코패스는 소시오패스보다 훨씬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차이는 사이코패스는 매력적이고, 지적이고, 심지어는 자신이 느끼지 않는 감정을 흉내 낼 수도 있다.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조작하는, 부여된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하는 배우"로도 비유된다. 

이에 반해 소시오패스는 '머리가 뜨거운 '사람으로 더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자신의 공감 능력 부족을 남에게 드러낸다. 

살인사건 중 절반 정도가 계획적 범행이지만 사이코패스의 범행은 90% 이상이 계획범행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영화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렉터 박사처럼 미치광이 살인자나 범죄자는 아니다. 사이코패스 중 실제 범죄자는 남성이 많지만, 여성도 적지 않으며, 범죄 자체보다는 공감 능력 부족, 이기주의, 조작 등의 특성이 주목된다. 

거짓말과 조작적 본성, 매력을 끄는 능력, 오만함 등 성격적 특성을 살려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데 최고경영자들의 상당수가 '실질적으로' 사이코패스다. 이런 유형 인물은 법률, 미디어, 세일즈 등 분야에서도 능력을 잘 발휘한다.


최병국기자 choibg@yna.co.kr
[기사출처_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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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집착해 ‘고쓰’ 되는 당신
아이러니와 유머가 우리를 구하리

가끔 TV 드라마를 보면 어쩜 그리도 상황을 재미있게 묘사하는지 작가들의 표현력에 감탄하는 때가 있다. 딸과 대화하다 어느 드라마에서 나온 ‘고쓰’(고퀄리티 쓰레기의 줄임말)라는 단어를 썼더니 깔깔거리며 웃는다. “나도 모르는 단어를 엄마가 어떻게 알아?” 하고.

그런데 ‘고쓰’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다. 외모나 재능이나 가진 것은 그야말로 고퀄리티인데 절대적 이기주의에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기가 세상에서 최고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 그래서 내심 “아우, 이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부르짖게 만드는 상대를 일컫는 말이기 때문이다. 


● 안하무인이 먼저 넘어진다

더욱이 실제 그런 사람들을 주변에서 가끔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하는 신조어가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높은 사회적 지위에 중후한 외모여서 당연히 매너도 갖췄을 것 같은 남자인데 상대가 여자면 무조건 반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는 당연히(!) 함부로 행동한다. 그들은 대체로 요즘 사람들이 ‘갑을 관계’니 뭐니 해서 흥분하는 것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처음부터 모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한자 ‘갑’(甲)이라는 글자에 이미 그 이미지가 있다는 점이다. 갑은 애초에 떡잎을 뜻하는 글자로, 초목의 싹이 씨 껍질을 머리에 인 채 땅 밖으로 돋아나온 모양을 본뜬 것이다. 그처럼 처음 세상에 나왔으니 눈에 보이는 것이 없고 안하무인이고 자기가 최고라고 여길 수밖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꼴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어린 강아지들한테서 그런 면을 발견할 때가 있다. 집에서 키우는 개가 장가가서 새끼들이 태어났다. 생후 두 달 때 데리고 왔는데 이 녀석들이 오자마자 세 살 된 개한테 마구 덤비는 것 아닌가. 개가 기가 찬듯 받아주었더니 더욱 안하무인으로 밥그릇까지 뺏는 모습을 보고 박장대소한 적 있다. 

한편 ‘을’(乙)이란 글자는 그렇게 돋아나온 싹이 산전수전 거쳐서 넝쿨처럼 자라나는 모양을 나타낸다. 그래서 을은 어떠한 위기에도 살아남는 생명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 불필요한 백 마디는 없다

문제는 안하무인인 사람들이 삶의 위기 앞에서 넘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이다. 그런 사람들은 정신의학적으로 검사하면 자기 의지력과 결정력을 상징하는 자율성은 매우 높으나 공감·배려·공정함을 상징하는 연대감이 매우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기업 임원이 “나는 말을 조리 있게 못하는 사람을 보면 참을 수 없다”며 상담을 청해왔다. 뭐, 그런 게 문제랴 싶지만 당사자가 그 일로 심각한 분노와 공격성을 경험하면 분명 문제였다. 더욱이 그는 부하직원들이 조금이라도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더듬으면 보고서를 내던지곤 해서 난장판이 따로 없다고 했다. 물론 상대방이 긴장해서 그럴 거라는 생각은 떠오르지도 않았다. 무조건 자신이 세워놓은 가이드라인에 맞아야 했다.

하지만 우리가 열 사람을 만나도 정말 내 마음에 드는 한두 사람을 만나기 힘든 것이 세상 이치다. 백 마디 말을 나누어도 그중에서 쓸모 있는 말은 한두 마디에 불과하다. 그 한두 마디를 얻기 위해 내가 필요 없다고 여기는 백 마디 말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어느 사람은 칭찬에 인색한데 그 이유가 자기는 객관적으로 칭찬할 거리가 없으면 절대 칭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관계가 몹시 힘들고 사람들이 다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 것까지 비슷했다.


● 판단을 멈추고 네가 되자

이런 유형일수록 고지식한 원칙주의자가 많아서 유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린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유연성은 마치 물과 같아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꼭 필요한 요소다. 창의성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어린아이들을 보면 몸만 유연한 것이 아니라 마음도 유연하다. 아무리 나쁜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즐거움을 찾아낼 줄 안다. 그러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몸과 마음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마음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 생각이나 경험의 폭이 제한된다. 당연히 창의성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분노가 증가한다. ‘나라면 안 할 행동을 왜 저 친구는 하는가? 그리고 감히 나에게 다른 의견을 제시해? 내 의견을 무시해?’라고 생각할수록 분노는 커진다. 

반대로 마음이 유연하면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 변화에 적응하기 쉽다. 물의 습성을 생각해보라. 물은 자신의 모습을 고집하지 않는다. 주위 환경에 맞춰서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그 상황에 가장 맞는 모습을 만들어낸다. 물 같은 유연성을 가지면 우린 삶이나 인간관계에서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다.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을 비난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다. 

반대로 유연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원칙주의나 흑백논리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삶의 아이러니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계획을 세워도 그 사이에 전혀 엉뚱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 인생이란 사실도 못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완벽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개 자신의 ‘고퀄리티’에 자부심이 가득 찬 사람들이 그런 함정에 빠진다. 그러나 인생이란 아이러니와 변수의 집적이 아니던가. 그런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우린 어떤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다.

유연성이 모자라는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지나치게 세부적 논리에 집착하고 질서와 규칙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남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일에 매우 민감하다. 이러한 경직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는 훈련이 필요하다. 무엇이나 판단하기 시작하면 유연성을 잃어버리게 돼 있다. 

만약 비판하고 판단하고 싶거든 딱 1분만 생각을 멈춰보자. 그 생각이 스쳐 지나가게 내버려두자. 이 훈련을 거듭하면 판단의 잣대를 들이댈 만한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는 훈련도 필요하다. 

유연성이 모자라면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유연성 없는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자주 갈등을 일으키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작은 실수에도 비난만 하거나 늘 이편의 잘못을 꼭꼭 집어내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은 나름대로 치밀하고 진지하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이 보기에는 단지 공감과 배려 능력이 부족할 뿐이다. 만약 그런 문제로 인간관계가 삐걱거리면 상대방의 처지가 되어볼 필요가 있다. 흔히 하는 비유대로 상대방의 모카신을 신고 1마일을 가보기 전에는 그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 유머도 훈련하기 나름이다

유연성이 모자라는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꼭 필요한 요소는 유머 감각이다. 유머 감각은 훈련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순발력도 알고 보면 훈련하기 나름이다. 요즘 인터넷 덕분에 꽤 괜찮은 유머를 많이 건진다. 유머 감각을 키울 여지가 있는 것은 다 섭렵해서라도 나름대로 순발력을 익힐 필요가 있다. 인생에서 그보다 도움되는 것은 그다지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느 건축가의 말처럼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관계도 자연의 일부다. 직선으로 이어지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데 직선이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데서 갈등이 생겨나고 ‘갑질’도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유연성이란 바로 ‘인간관계란 직선이 아니다’라는 인식의 밑거름이 되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양창순 마인드앤컴퍼니 대표·신경정신과 전문의
[기사출처_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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