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늘자 가정용 판매 급증… 맞벌이 부부 對 베이비시터 갈등도 늘어]

 

워킹맘 "아동학대 막는 안전장치"
베이비시터 "감시당하는 기분"

 

출산휴가를 마치고 이달 초 복직한 서울의 한 사립대학 교직원 신모(32)씨는 며칠 전 출근날 아침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4개월짜리 아들을 봐주는 베이비시터(아기돌보미) 아주머니가 전날 밤 갑자기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집 안에 설치한 CCTV(폐쇄회로TV)가 문제였다. 신씨는 "남편이 '아동 학대가 있을 수 있으니 집 안에 CCTV를 달자'고 해 이모님(베이비시터)에게 어렵게 운을 뗐다"며 "거실에만 설치하기로 해 이모님도 동의한 줄 알았는데 그날 밤 바로 '나를 못 믿는 것 같으니 애를 못 봐주겠다'고 문자가 왔다"고 했다. 결국 다음 날 새벽, 지방에서 친정어머니가 올라와 아이를 봐줬다고 한다.

 

작년 말부터 아동 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집 안에 CCTV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맞벌이 부부와 베이비시터 간의 갈등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학대 가해자 중 약 10%가 베이비시터 등 대리양육자였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부모들이 'CCTV 설치'를 고용 조건으로 내걸자 베이비시터들은 "괜히 감시당하는 기분이 든다"며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년째 입주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성모(여·55)씨는 최근 아이 엄마로부터 "거실에 CCTV를 설치했으니 앞으로 거실에선 옷을 갈아입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크게 속상했다고 한다. 성씨는 "사전 예고도 없이 CCTV를 설치해 내심 서운했지만 아이와 10개월간 정이 들어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며 "하루는 전화 통화를 하면서 아이 기저귀를 갈아주고 있는데 바로 아이 엄마가 '아이에게 집중해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내 소름 끼쳤다"고 했다.

 

반면 워킹맘들은 "학대당해도 말 못하는 아기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맞선다.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김모(36)씨는 "근무 중에 틈틈이 CCTV와 연결된 스마트폰 앱으로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하니까 마음이 놓이고 전보다 일할 때 집중이 잘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산한 이모(34)씨는 얼마 전 집에 몰래 녹음기를 켜놓고 출근했다. 친구에게서 "노트북 웹캠을 켜놓고 외출했더니 베이비시터가 누워있는 아이를 물건처럼 한 손으로 잡아끌더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신(神)'처럼 모셔야 하는 아기 돌보는 분께 차마 CCTV 얘기를 꺼낼 수 없어 차선책으로 녹음기라도 켜놓은 것"이라며 "내가 나가자마자 온종일 TV 소리만 들려 속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이비시터의 학대나 방임과 관련한 소송에서 CCTV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경북에 사는 한 부부는 2013년 생후 2개월 된 아기가 수막염에 걸리자 베이비시터 방모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CCTV를 통해 베이비시터가 그해 6월 여러 차례에 걸쳐 아기에게 먹다 남은 분유를 먹이고 트림도 시켜주지 않는 모습을 확인한 것이다. 방씨는 "아기가 병에 걸린 것과 트림을 시켜주지 않은 것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맞섰지만 재판부는 "부모에게 7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최근 대형 통신사들이 맞벌이 가구를 겨냥해 내놓은 가정용 실내 CCTV 상품은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LG유플러스가 출시한 '맘카'의 경우 출시 초기인 2014년 3월 8800명이었던 가입자가 2년 만에 10만7000명으로 급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처음엔 애완견을 키우는 가정에서 많이 가입했지만 아동 학대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맞벌이 가정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조백건 기자/ 유소연 기자 why@chosun.com
[출처_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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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찬물학대가 결정적 사인…사망 가능성 알고도 구호조치 안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서 계모·친부 "살해안했다" 답변에 거짓 반응
잔인한 학대 이후 버젓이 일상생활…범행 은폐하려 치밀한 연기까지

 

 

(평택=연합뉴스) 최해민 강영훈 기자 = 7살 신원영군을 잔인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계모와 친부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법률 검토를 통해 이들 모두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결론냈다.

 

◇ 경찰수사 결과 = 경기 평택경찰서는 16일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살인·사체유기·아동복지법 위반 등 3가지 혐의를 적용,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원영이가 소변을 잘 못가린다는 이유 등으로 수시로 폭행하고, 베란다에 가둔 채 식사를 하게 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2일까지 3개월여간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는 등 학대하던 중 지난달 1일 오후 1시께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원영이의 옷을 벗기고 찬물을 뿌려 방치해뒀다가 다음날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2일 오전 9시 30분께 원영이가 숨진 채 발견되자 김씨는 신씨와 함께 시신을 베란다에 10일간 방치했다가 같은달 12일 오후 11시 25분께 청북면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아내의 이같은 학대행위를 알면서도 아동학대로 처벌받게 될 것을 우려해 원영이를 보호하지 않은 채 방관하다가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남편과 전처 사이에서 난 아이들만 없다면 남편과 단둘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주로 집 안에 머무르며 지난해 8월부터 이달 초까지 6개월여간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는데 4천만원 정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계모의 거짓말 깨트린 수사 과정 = 경찰은 이달 4일 원영이가 입학할 예정이던 초등학교측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접수, 수사에 착수했다.

신씨는 1월 7일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불참했으며, 같은달 14일에는 학교에 입학유예신청서를 냈다.

경찰은 원영이 누나(10)로부터 장기간 김씨가 폭행 및 학대해 왔다는 진술을 입수하고 바로 신씨 부부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던 중 지난 7일 부부가 인근 호텔에 투숙해 자살을 기도하는 현장을 급습, 모두 체포했다.

객실에서는 소주 4병과 수면유도제 90알이 발견됐다.

경찰에 체포된 김씨는 "지난달 19일부터 24일 사이 아이가 가출했다"고 했다가 "지난달 20일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 버리고 왔다. 장소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근거로, 포승읍 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하면서 동시에 두 부부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하던 중 지난달 14일 두 부부가 신씨 아버지 묘소가 있는 청북면 야산 근처 슈퍼에서 막걸리와 육포, 초콜릿 등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 시신을 암매장한 자백을 받아냈다.

신씨 집 앞 CC(폐쇄회로)TV에는 지난달 12일 오후 11시 25분께 부부가 차를 현관 앞에 대놓고 시신을 싣는 장면도 찍혔다.

신씨 부부는 당일 야산에 원영이 시신을 암매장한 뒤 이틀 후인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사서 원영이에게 주려고 이곳에 다시 들렀고, 아버지 묘소에 막걸리를 뿌리고 범행을 사죄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서 부부는 "아이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진술해왔지만, 경찰이 프로파일링 조사와 폴리그래프 검사(거짓말탐자기 조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증거를 제시하자 그간 원영이를 잔인하게 학대해온 사실을 털어놨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김씨는 "아이를 살해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지만 거짓 반응이 나왔고, 신씨도 마찬가지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 잔인한 학대 =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2013년 6월 신씨와 동거한 이후부터 아이들을 학대해왔다.

집 안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집 밖 주차장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게 했다.

또 수시로 아이들을 막대기와 플라스틱 자로 폭행했다.

지난해 2월부터 원영이 누나가 할머니집으로 옮겨지기 전까지인 같은해 4월까지 김씨는 남매를 베란다에 가두고 요강을 이용해 용변을 보게하면서 누나를 1주일가량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 학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둬놓은 뒤 하루 1끼 정도만 먹을 것을 줬고, 1월 28일 변기 밖에 소변을 흘렸다는 이유로 주먹 등으로 폭행했다.

당시 이를 피하려던 원영이가 넘어지면서 변기에 머리를 부딪쳐 이마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그대로 방치했다.

이어 같은달 30일 오후 8시께 남편 신씨와 다툰 뒤 화가 난다는 이유로 화장실 안에서 긴팔 운동복과 팬티만 걸치고 있던 원영이를 무릎 꿇리고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락스 1리터를 부었고, 4시간여 뒤 또다시 1리터짜리 락스를 원영이에게 부어 학대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원영이는 화장실에 갖혀있던 3개월동안 공포에 질린 채 화장실이 열리면 바닥에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나 벽을 보고 서 있었다.

한편 경찰은 원영이 누나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신씨 부부의 신상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 "치밀한 연기" 범행 은폐 시도 = 경찰 조사에서는 신씨 부부가 추후 경찰 수사를 염두에 두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갖은 술수를 쓴 정황도 드러났다.

신씨는 원영이가 숨진 다음날인 지난달 3일 김씨에게 "여보 원영이 잘 놀지"라는 SNS 메시지를 보냈고, 김씨는 "응 아침 잘 먹고 양치하고 있어"라고 답했다.

다음날에는 문자메시지로 "여보 밥먹었어"라고 신씨가 묻자 김씨는 "난 원영이랑 김치볶음밥이랑 칼국수 시켜먹었어"라는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책가방과 신발주머니를 구입해 방에 놓아두는가 하면, 지난 1월 중순 초등학교에 입학유예신청을 해놓은 뒤 이달 3일 학교측이 "의무교육관리심사위원회에 아이를 데리고 참석해달라"고 연락해 오자 차량 블랙박스 앞에서 "원영이 말 잘 듣고 있으려나 몰라"라며 거짓 대화를 나눠 녹음되도록 하기도 했다.

당시 김씨는 신씨에게 "원영이를 강원도에 있는 친정어머니 지인분에게 보냈다"고 말해, 신씨는 이를 믿고 있는 것으로 둘이 입을 맞춘 상태였다.

초등학교 교사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달 4일에는 가증스러운 거짓 문자메시지는 극에 달한다.

김씨는 신씨에게 "오빠한테 그동안 얘기 못했어. 원영이 강원도 ○○한테 보낸게 아니고 저번달에 외출하고 돌아오니 원영이가 없었던 거야. 오빠한테 사실대로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그동안 원영이 돌아올까봐 현관문도 못 잠그고 있었던거야"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신씨는 뻔뻔하게도 "나 원영이 찾을때까지 집에 못들어간다"며 마치 자신이 원영이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것처럼 속이는 답변을 한다.

경찰 수사가 한창이던 이달 12일 밤에는 김씨가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한 여성 유치인에게 "밖에 상황 어떠냐. 내가 TV를 보지 못해서 그런다"며 사건이 어디까지 드러났는지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의 진술이 어디까지 거짓으로 드러났는지 확인한 뒤 조사에 응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 살인죄 적용 근거 =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신씨 부부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법률검토해왔다.

경찰은 친부로부터 "원영이 사망 2∼3일 전 이대로 두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죽기 며칠 전 잘못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고, 락스를 뿌린 이후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두 피의자 모두 사망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판단했으며, 원영이가 사망이라는 결과에 이르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 락스·찬물 학대라는 점에서 이후 마땅히 해야할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으로 결론냈다.

국과수 부검결과 원영이 사인은 굶주림, 다발성 피하출혈, 저체온증 등 복합적인 요인인 것으로 추정됐다.

미필적 고의란 직접적인 의도는 없었지만 범죄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예상했음에도 범행을 저지른 것을 말한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작위 또는 부작위에 의한 것으로 나뉘는데, 작위는 '직접적 타격 행위'(원인)가 있는 것을 말하고, 부작위는 간접적인 타격(학대 등)행위 이후 마땅히 해야 할 위험방지 의무를 하지 않은 것을 뜻한다.

경찰이 주목한 범죄행위는 1월 30일 신씨가 수개월째 욕실에 갖혀 있던 원영이에게 락스를 뿌려 학대한 이후 하루 한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던 원영이를 상대로 지난달 1일 옷을 벗겨 찬물을 퍼부은 뒤 방치해 다음날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두 부부가 직접적인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마땅히 해야할 위험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미필적 고의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살인죄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세월호 선장 이준석(71)씨에 대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퇴선명령 등 필요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 적용에 대해 일부 논란이 있었는데, 계모뿐 아니라 친부 또한 지속적 학대행위에 대한 보호조치를 안 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만큼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goals@yna.co.kr
[기사/사진출처_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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