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만 잘 봐도 풀 수 있다더니….” “국어가 ‘죽어’로 보였다.” “지문 하나를 통째로 날려 먹은 시험은 처음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재수 안 했을 텐데, 1교시 풀면서 삼수해야 하나 고민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에 대한 불만이 많다. 지난 5년간의 ‘물수능’에 비해 전 영역이 어렵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두 문제 실수 때문에 당락이 갈리는 ‘물수능’보다는 ‘불수능’이 낫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어차피 시험은 경쟁이고 올바른 경쟁을 위해서는 잘 가려내야 한다. 변별력이 있어야 억울함도 없다.” “‘맹물시험’보다 눈치작전 등의 혼란이 줄어들 것이다.”

이번 시험에서 국어의 지문은 최대 2600자에 달했다. 과학전문 용어가 나오는가 하면 논리적 추론을 요구하는 문제도 등장했다. 개정된 교육 과정으로 처음 치른 수학도 어려운 문제가 많았다. 당연히 만점자는 작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모든 영역에서 고루 득점한 학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어느 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수능이다. 냉온탕을 넘나들다 보니 문제점도 많았다. ‘불수능’보다는 ‘물수능’의 부작용이 더 컸다. 수학, 영어 과목의 만점자가 속출했고,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달라지는 바람에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낭패도 겪었다. 초·중·고 12년 학업 결산이 실수 한 번으로 끝장나기도 했다.

실력이 아니라 실수로 떨어지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학생들은 재수를 택하게 된다. 재수생의 58%가 그렇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대학 1학년 때 휴학·자퇴하고 다시 시험을 보는 반수(半修)도 신입생의 17%(5만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등록금만 5000억원이 넘는다. 공부를 열심히 하든 게을리하든 성적에 큰 차이가 없는 건 불합리하다.

수능을 쉽게 내면 학업 부담이 줄어들고 사교육도 감소할 것이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능을 쉽게 낸 지난 5년 사이에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런저런 요인을 따져 볼 때, 시험 난이도는 약간 높더라도 변별력이 있는 게 더 낫다.

장기적으로는 시험의 성격도 고민해봐야 한다. 미래 학습능력을 따지는 미국식 대학수학능력시험(SAT) 같은 것인지, 고교 과정의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는 유럽식 평가시험인지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처럼 입체적인 사고를 키우기는커녕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평면적인 게 우리 수능이다. 이래서야 글로벌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나.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기사출처_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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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로 등급만 표시…국어·수학은 수준별 시험 폐지

(세종=연합뉴스) 이윤영 황희경 기자 = 올해 11월17일 시행되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가 절대평가 방식의 필수과목으로 지정된다. 이에 따라 한국사 시험을 보지 않으면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가 된다.

 

지난해까지 치러진 국어와 수학 영역의 수준별 시험은 폐지되고 국어는 공통으로, 수학은 문·이과에 따라 가/나형으로 치러진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런 내용의 2017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확정해 29일 발표했다.


2017학년도 수능 날짜는 11월17일이며, 성적 발표일은 12월7일이다.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면서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한국사를 제외한 9개 과목 중 최대 2과목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필수과목인 만큼 한국사 시험을 보지 않으면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돼 성적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평가원은 한국사 필수 전환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기본 소양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수준에서 난이도는 평이하게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단원·시대별로 편중되지 않고 고르게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 위주로 출제할 방침이다.


한국사 시험은 4교시 탐구영역 시험 전에 치러진다. 문항은 20문항, 50점 만점이다. 절대평가이므로 성적통지표에는 표준점수나 백분위 없이 1∼9등급 중 하나로만 표시된다. 40점 이상이면 1등급으로 표시된다.

 

4교시 시험 시간은 한국사 30분, 탐구영역 과목당 30분 등이다. 3교시 영어 영역 시험을 보지 않는 수험생은 따로 마련된 대기실에서 대기하다 4교시에 한국사 시험을 봐야 한다.

 

한국사 시험 시간이 늘어나면서 시험 종료 시각은 일반 수험생 기준 오후 5시40분이다.


2016학년도 수능에서 A/B형 수준별로 실시했던 국어 영역은 공통시험으로 바뀐다. 역시 A/B형으로 치러졌던 수학 영역은 가/나형으로 바뀐다. 수준별 시험이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 등에 따른 것이다.

 

문과생들이 주로 보는 나형의 출제범위는 수학Ⅱ와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다. 이과생이 주로 응시할 가형은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에서 출제된다.

직업탐구 과목은 2016학년도 수능 때 5개 과목 중 1개를 택하던 것에서 10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선택하는 것으로 바뀐다.

제2외국어 영역에서는 기초 베트남어 과목이 '베트남어Ⅰ'로 이름을 바꾼다.

 

EBS 교재의 수능 연계비율은 전년과 같이 70%로 유지된다.


한편 2017학년도 수능부터는 시험장에 블루투스 같은 통신기능이나 LCD, LED 같은 전자식 화면 표시가 있는 시계는 시험장에 반입할 수 없다.

시험장에는 통신기능이나 전자식 화면 표시가 없고 시침, 분침(초침)이 있는 아날로그 시계만 들고 갈 수 있다.


또 1, 3교시가 시작하기 전 수험생 본인 여부를 확인할 때 휴대한 시계를 신분증, 수험표와 함께 책상 위에 올려 감독관이 점검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수능 기본 계획을 바탕으로 7월 중 세부 계획을 발표한다. 앞서 6월2일에는 모의고사를 실시한다.

 

zitrone@yna.co.kr
[기사/사진출처_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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