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가 된 SNS]

일반인까지 타깃으로 '속물' '생긴 것도 X 같다' 등 진실은 뒷전, 일방적 매도만…

일반인 신상털이 계정도 버젓이 남의 사진 가져다가 그 사람인척 '사칭 SNS' 피해 급격히 늘어

아무 검증없이 급속도로 확산… 과거 유명인 마녀사냥보다 위험


서울의 한 사립대 4학년 여학생 정윤지(22·가명)씨는 최근 한 시간짜리 수업을 마치고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에 접속했다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수업이 시작되기 직전에 남자 친구가 선물해준 목걸이를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한 시간 만에 '생긴 것도 X 같다'거나 '자살했으면 좋겠다' 같은 악성 댓글(악플)이 300여 개나 달린 것이다.

 

정씨의 목걸이는 20만원짜리 국산 제품이었다. 그런데도 누군가 정씨를 '명품만 밝히는 김치녀'라고 낙인찍자 순식간에 수백 명이 몰려들어 공격한 것이다. 외모 비하와 폭언뿐 아니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댓글도 상당수 있었다. 정씨 얼굴에 포르노 배우의 알몸을 합성한 사진까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타고 퍼졌다. 정씨는 "강의를 듣고 나오니 내가 SNS에서 '속물'이나 '정신 나간 여자' 취급을 받더라"면서 "당사자에게 진실을 밝힐 기회조차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마녀사냥"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 공간에서 타인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SNS 인격(人格) 살인'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과거엔 사이버 공간에서 '개똥녀'처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인물이나 유명 연예인이 주로 공격을 받았다면, 요즘 SNS에선 일반인도 마녀사냥식 '묻지 마 공격'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SNS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신상 정보를 털어 게시물로 올리는 '일반인 신상 털이' 계정까지 생겼다. 최초로 정씨의 비방글을 올린 신상 털이 계정에는 '외국인 남성과 어울려 다닌다' '지나치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 한다' '고등학생이 술을 마신다' 등의 이유로 사진과 함께 신상이 노출된 일반인이 정씨 말고도 수십 명에 달했다.


SNS 계정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경기 여주에 사는 김모(52)씨는 지난 1월 새벽에 욕설을 퍼붓는 낯선 사람의 전화를 받고 잠이 깼다. 김씨는 영문도 모른 채 휴대폰으로 걸려온 욕설 전화 300여 통과 '죽여버리겠다' '네 딸도 똑같이 당하게 해주겠다'는 협박 문자 수십 통을 받았다. 누군가 김씨를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의 가해자 남편으로 지목해 김씨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SNS에 올려놓았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SNS는 써본 적도 없는 내 개인 정보가 왜 SNS에 흘러다니는지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면서 "사업 때문에 전화번호를 바꿀 수 없는 형편인데, 요즘도 자다가 전화벨이 울리면 화들짝 놀란다"고 했다.

 

SNS에 공개된 일반인의 사진이나 글을 그대로 가져다가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그 사람인 양 행세하는 '사칭(詐稱) SNS' 피해도 늘고 있다. 서울에 사는 박모(여·41)씨는 지난 3월 중학교 3학년 딸 이름으로 만들어진 페이스북 계정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성인 남성들이 '지금 뭐 해? 오빠가 술 한잔 사줄게'라며 즉석 만남을 제안하는 글 수십 개가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딸의 정보를 도용해 딸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박씨는 "딸을 사칭한 사람이 '술 사달라' '취했는데 여기로 와달라'는 글을 남길 때마다 실제 성범죄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인격 살인 피해자들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과 별개로 해당 SNS 업체에 "게시물·댓글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SNS를 타고 피해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삭제 요청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올해 초 네티즌 수백 명이 불특정 다수의 사진과 이름, 나이 같은 개인 정보를 모아놓은 한 '일반인 신상 털이 계정'을 없애달라고 페이스북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코리아 측은 "이 계정이 명백히 페이스북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미 다른 인터넷 사이트 등에 공개돼 있는 정보를 모아놓은 것만으로는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계정은 팔로어 3만명을 거느리고 여전히 운영 중이다.

 

일반인까지 타깃으로 삼는 'SNS 인격 살인'은 과거 유명인들을 겨냥했던 악플 공격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손동영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SNS 게시물은 '친구'나 '팔로어'로 등록한 지인(知人)들을 통해 전파된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아무 검증 없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때문에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고 말했다.

 

유소연/김선엽 기자

[기사출처_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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