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통신사·중국·일본·영미권 매체 긴급뉴스 타전…온라인판 톱뉴스
NYT·WSJ·WP등 불확실성증폭·안보우려…가디언 "정·재계 엘리트 부패 분노"
아시아·유럽·중동 등 언론도 일제히 보도…"거세진 촛불에 대통령 탄핵"

세계 주요 외신들은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일제히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날 오후 4시 10분 탄핵 가결이 선포되자마자 일제히 "한국 국회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다"며 긴급 뉴스로 전했다.

AP통신은 이를 "한국의 첫 번째 여성 대통령의 충격적 추락(stunning fall)"이라고 표현했다.

AFP도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권한을 전면 중단하는 탄핵안을 가결했다"면서 표결이 찬성 234표 대 반대 56표였고 이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은 헌법재판소 결정이 날 때까지 국무총리에게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외국 주요 신문과 방송 매체들은 인터넷판 첫머리에 박 대통령 탄핵 가결 소식을 배치하고 박대통령 지지율이 4% 까지 추락했던 상황과 매주 거세졌던 촛불집회의 열기, 기득권층과 정경유착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탄핵에 이른 과정 등을 상세히 다뤘다.

미국 언론들은 특히 탄핵 정국의 혼란이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한반도 안보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결되면서 아시아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의 경제 국가인 한국의 불확실한 상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북핵과 중국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탄핵 가결로 인한) 정치 혼란이 한국을 불확실성의 시기로 이끌고 있다"고 표현했다.

NYT는 "박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볼 때 다음 대선에서 진보 후보가 당선돼 박 대통령의 대북 접근과 대중 정책을 뒤집을 수 있다"며 특히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도 곤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NYT는 탄핵 보도와는 별도로 "박근혜 이후에는 누구?"라는 기사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황 국무총리뿐 아니라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 잠재적 대선 주자들 면면을 소개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헌법재판소가 6개월간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동안 한국에는 권력 공백이 생긴다"며 이것이 권력 이양기인 미국의 상황과 맞물려 "대북 정책을 둘러싼 엄청난 불확실성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표결을 앞두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몰락을 부추긴 포퓰리즘의 물결이 한국까지 도달했다"며 이번 탄핵 표결을 "박 대통령이 상징하는 기득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한 걸음"이라고 표현했다.

영국 BBC 방송은 탄핵안 찬성이 234표, 반대가 56표라며 이는 박 대통령이 속한 집권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뜻이라는 설명을 더했다. BBC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안 인용 결정을 내리면 박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화 이후 물러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된다고 보도했다.

일간 가디언 역시 긴급 뉴스로 다룬 뒤 비교적 상세한 후속 보도를 내놓았다. 가디언은 이날 탄핵안 가결은 "한국이 북한과는 극적으로 대비되는 수십년간의 경제적 발전과 자유 신장에도 정계와 재계 엘리트들의 부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박 대통령이 드라마 같은 추락을 맞고 있다면서 탄핵안 가결 소식을 전했다. 국회 밖에서 흥겨운 시위가 진행된 가운데 나온 표결 결과는 박 대통령의 정치 이력에 불명예스러운 끝으로 기록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FT는 탄핵 가결은 거의 2개월에 걸친 대규모 촛불시위 이후 나온 것으로 서울 도심에서만 200만명이 참여하는 시위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에서도 구글 프랑스가 박 대통령 탄핵 가결 소식을 주요 뉴스로 올렸고 일간 르피가로, 경제지 레제코, 주간 롭세르바퇴르 등이 모두 속보를 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현지 주간지 렉스프레스는 "'꼭두각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1988년 한국 민주화 이후 대통령 임기는 5년이지만 박 대통령은 그 운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벨기에의 네덜란드어 일간지 '데 모르헨(De Morgen)'도 연합뉴스를 인용해 탄핵사실을 곧바로 보도했다. 데 모르헨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관계, 재벌기업에 대한 기부금 압력 의혹 등을 소개한 뒤 최근 몇 주동안 한국에서 촛불집회가 이어졌으나 박 대통령이 이를 외면해 탄핵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안사 통신도 탄핵안이 새누리당에서 반란표가 나온 덕분에 통과됐다며 탄핵 가결을 보도했고, 독일 슈피겔온라인, 포쿠스온라인 등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긴급 단문기사로 이 소식을 전했다.

매체들은 모두 박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면서 황 총리가 권한대행을 하며 헌법재판소가 최장 180일 이내에 탄핵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등 이후 절차를 상세히 소개했다.

또한 이번 탄핵안 가결의 배경에는 박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둘러싼 스캔들이 있다면서 이 스캔들이 그동안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켜 전국적으로 대규모 촛불집회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오후 3시 탄핵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소집 때부터 투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한 일본 언론은 탄핵 가결 소식도 비중 있게 다뤘다.

일본 언론은 탄핵안 가결로 국정혼란이 장기화하며 내정은 물론 외교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역사문제 등 한일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NHK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탄핵 가결을 선포하자 곧바로 자막으로 속보를 전했으며 TV아사히는 동시통역을 통해 정세균 국회의장의 발언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NHK는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은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라고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박 대통령은 헌재를 통해 대통령 권한을 회복할 가능성은 있지만 지지율이 되돌아올 전망은 없다"며 "한국 국민 생활 등 내정 뿐 아니라 북핵문제, 역사문제가 남아있는 한일관계에 대한 영향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표결에 돌입했을 때부터 긴급 뉴스를 보낸 데 이어 "한국 국회가 스캔들로 흠집이 난 박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인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고 보도했다.

중국중앙(CC)TV도 뉴스채널을 통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통과 소식을 보도했으며 홍콩 봉황TV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시작 시점부터 실시간 중계했다.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자체 SNS 계정을 통해 이번 탄핵안 통과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비교하면서 "민심을 잃어버린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을 거쳐 부활이나 기사회생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호주 공영 ABC 방송은 긴급 자막 뉴스를 내보냈고, 러시아 타스 통신, 리아 노보스티 통신도 서울발로 한국 국회의 박 대통령 탄핵안 채택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다. 

필리핀통신(PNA)과 일간 마닐라불러틴 등 필리핀 언론, 인도네시아 언론,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 아랍권의 대표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인도 NDTV, 타임스오브인디아, 터키 국영방송 TRT의 영어 뉴스채널인 TRT월드, 루마니아 관영 통신 아게르프레스 등도 일제히 탄핵안 통과소식을 전했다.


최이락 홍제성 특파원 /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기사출처_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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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당일 ‘시간대별 재구성’
오전 10시 김장수 실장 세월호 첫 보고
10시30분 해경청장에 “구조 최선” 지시
11시23분 김장수 “315명 갇혀” 재보고
12시 박 대통령 머리손질 미용사 호출
오후 1~3시 올림머리 하느라 1시간여 걸려
3시 중대본 방문 준비 지시
5시15분 중대본 방문 엉뚱 질문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지금까지 행적이 드러난 바는 없었다.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조차 그날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알 수 없다”로 일관했다. 문고리 3인방 중 핵심인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또한 “박 대통령이 관저에 있었다”는 말을 제외하면 침묵했다.

강남 청담동 미용실 원장인 정아무개씨는 그 ‘7시간’ 중 1시간30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것이 확인된 ‘유일한’ 사람이다. 5시간30분은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있지만, ‘올림머리’는 그 시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열쇠다. 90분의 머리 손질은 나머지 330분을 해석하고 추론할 가능성을 열었다.


■ 오전 11시23분: 김장수 “315명 갇혀” 

박 대통령의 4월16일 오전 시간은 여전히 장막에 가려 있다. 알려진 바로는 2014년 3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해외순방 일정을 제외하고 매주 수요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당일 일정 또한 비운 상태였다. 문제는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관저를 벗어나 청와대 집무실로 가거나 청와대 밖으로 나가는 공식 일정을 오전 내내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전 10시 세월호 침몰과 관련한 첫 보고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받은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보고가 있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외부 접촉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 반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해경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직접 지시를 내렸다지만, 이 또한 지시를 직접 한 것인지조차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박 대통령의 이런 상황인식은 올림머리를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박 대통령에게 올림머리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어머니 고 육영수씨를 떠올리는 듯한 모양을 박 대통령은 늘 고집해왔다. 최근 10여년 동안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하지 않고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다음날인 4월17일 하루뿐이라고 알려졌을 정도다. 그런데도 미용사 정씨를 호출한 시간이 12시라는 건 오전 내내 박 대통령이 ‘무방비 상태’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이 그 시각 그렇게 경계를 풀고 있었던 것을 놓고는 미용시술부터 늦잠에 이르기까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답해야 할 부분이다.


■ 12시: 박 대통령 미용사 호출

‘올림머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는 신호이다. 하지만 절박함이나 긴급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위해 청와대가 미용사 정씨에게 연락한 것은 정오가 다 돼서다. 박 대통령은 11시23분께 김장수 실장으로부터 “미구조된 인원들은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많다”는 유선보고를 받은 상황이었다. 보고에는 315명이 구조를 받지 못하고 배 안에 갇혀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미용사 정씨를 청와대로 불러 올림머리 손질을 받으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박 대통령의 위기의식 수준을 보여준다. 정씨가 청담동 미용실에서 종로구에 위치한 청와대까지 이동하는 시간만 40분 내외다. 정씨는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고 미용실을 통해 자신에게 예약된 업무를 취소한 뒤 필요한 물품을 챙겨 청와대로 향했다. 최소한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말하자면 박 대통령은 300여명의 구조가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한 시간 반짜리 올림머리를 위해 강남의 10년 단골 미용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올림머리를 만드는 데 들었던 90분 동안에도 박 대통령의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는 계속됐다. 정씨는 별다른 지시가 없자 평소와 다름없이 올림머리를 완성해갔다. ‘서두르라’거나 ‘간단하게 하라’는 재촉이 없었던 것이다. 단지 박 대통령이 입을 민방위복에 맞춰 머리 형태를 조금 변형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오전 11시께의 전원 구조를 알린 오보 때문에 혼란을 겪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청와대 보고보다 언론보도를 믿었다는 어불성설에 다름아니다.


■ 흘러간 골든타임 90분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한 오후, 이른바 골든타임이 흘러가고 있었다. 이는 해경이 선체에 남아 있는 생존자들을 찾기 위해 수중수색 작업에 나선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경은 오후 내내 선체 진입도 하지 못한 채 구조 실패를 거듭했다. 재난·구조 전문가들은 국가재난의 상황에서 일상적인 초동대처를 할 수 있는 인원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군·경의 합동작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합동작전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세월호 선체에 접근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설치된 것은 해경이 아닌 해군(SSU) 대원에 의해서였다.

이 와중에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준비’를 지시한 시각은 오후 3시였다. 방문이 아닌 방문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미루어 3시까지도 박 대통령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올림머리를 완성한 상태로 5시15분이 돼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했다. 중대본 방문 뒤 에어포켓 등 생존자 수색과 관련한 요구는 계속됐지만 대통령의 지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기사출처_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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